2025년 7월
2025년 6월


마음좋다 너무아름답다 가운데의 로고도 너무 아름답고
비늘이랑 뱀을 연상하는 요소가 많아서 너무 좋와접기
(c) https://crepe.cm/@tjdls_CM/22200mn4
글커미션전용표지가있으면좋겠다
‘……친구 이상은, 안 돼?’
미카는 봄의 끝자락에 들었던 고백을 떠올렸다. 격해진 감정에 발갛게 상기된 얼굴, 그렁그렁해진 눈, 터질 듯한 안광과 이쪽의 호흡마저 가쁘게 하는 심장 박동. 비늘이 선 목을 황급히 문지르며 이쪽의 눈치를 살피던 일련의 동작.
토오루와의 관계는 항상 이것이 문제였다. 거짓 없이 순수하게 내던지는 감정을 받아들고 나면, 너무나 찬란하게 빛나는 조각 탓에 무심코 ‘나도 같은 감정이었을지도.’ 하며 휩쓸려 가게 된다. 그때도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저을 수 있었던 건, 3년이라는 시간 덕분이었다. 떨어져 있던 기간만큼 미카는 자랐고, 자신이 해왔던 일이 둘의 관계에 방어선을 그었다.
‘내가 그래도 될까?’
하나의 의문.
‘벅차오르는 마음을 무조건 다 사랑으로 정의해도 되는 걸까?’
하나의 우려.
미나시로 미카는 필사적으로 토오루를 상처입히지 않을 말을 골랐다. 동시에 자신의 본심에 가장 가까운 말.
‘조금만 천천히 가면 안 될까?’
덕분에 그 자리를 어색하지 않게 모면할 수 있었다. 과연 잘한 일인지는 두고 볼 일이겠지만.
* * *
아무리 전학생이라도 친구의 친구라면 자연스럽게 무리에 섞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으나, 미카는 아직 토오루의 친구들과 조금은 서먹한 사이였다. 딱히 서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기보단, 결이 맞고 안 맞고의 문제랄까. 그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 미카는 ‘어딘가 대하기 어렵고’ ‘어떻게 토오루랑 친해진 건지 모르겠는’ 상대였다.
따라서 무리에 미카를 끼워주는 것보단 토오루가 반드시 그녀와 둘이 지내려는 시간에 자신들이 자리를 비워주는 쪽을 택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식사는 꼭 미카와 함께, 그리고 남은 점심시간에 농구 한판 때리는 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미카는 먼저 교실에 들어가 책을 읽기도 하고, 가림막이 쳐진 곳에 앉아 토오루를 한참 구경하기도 했다.
‘룰을 알아?’
‘으음, 조금은? 공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거잖아.’
‘아하하! 그 정도면 다 아는 거네!’
구기 종목에 딱히 흥미도 없으면서, 단지 자신의 모습을 보겠다는 이유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카를 볼 때마다 토오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꼈다. 미카를 쳐다보거나 손을 흔들어 주느라 방심해서 공을 놓치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보통은 의욕이 평소보다 많이 불타올라서 근사한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토오루와 같은 편이 된 아이들은 은근히 미카의 등장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런 묘한 흐름을 보고 인터넷 소설에 심취한 한 동급생이 말하길.
‘그게 뭐야? 영지 안살림 하는 귀부인?’
놀랍게도 부정할 길이 없는 말이었다.
사귀는 건 확실히 아닌데, 사귀는 단계를 건너뛰어 버렸나 의문이 드는 순간마다 미카는 당황스러운 한편 웃음이 나왔다. 토오루가 이 묘한 분위기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어쨌든 기억 속에서나 존재하던 학교생활의 풍경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 건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을 안겨주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기도 했다.
하루하루 날짜를 겹쳐갈수록 더욱.
“어우, 오늘 너무 덥다!”
“그러게. 괜찮아? 얼굴이 빨간 것 같은데.”
어느덧 여름이 한창이었다. 바닥에서 열기가 올라오는 후텁지근한 계절. 쨍하게 비치는 햇볕이 뜨겁고, 종일 매미 울음소리가 들렸다. 토오루는 이렇게 더울 때조차 곧잘 운동장에 나가 뛰어다녔다. 더위에 달아오른 얼굴을 개수대에서 물을 끼얹어가며 식힐 때마다 민망하다는 듯 웃곤 했지만, 미카는 토오루가 땀과 흙먼지로 꼬질꼬질해지는 것보다 저러다 더위를 먹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 훨씬 더 신경 쓰였다.
“어지럽진 않지?”
“……응? 내가 그렇게 연약하진 않는데?”
“튼튼해도 더위는 먹을 수 있다니까 그러네.”
누군가 몸이 아프지 않을까 자신을 걱정해주는 상황이 어색한 듯 토오루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등으로 문질렀다. 뭐어, 괜찮아. 오늘은 우리 집에서 놀기로 했잖아. 가는 길에 가리가리군이라도 하나씩 물고 갈까? 미카는 급격히 말이 많아진 그녀의 목 뒤로 자연히 시선이 흘러갔다.
오늘은 아니었구나. 미약한 아쉬움과 함께, 목덜미를 타고 굴러떨어지는 땀방울이 눈에 띄었다. 미카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토오루의 땀을 닦아 주었다. 그러자 토오루는 파드득 그 자리에서 튀어 오를 듯 몸을 움츠리며 옆으로 슬슬 물러났다.
“뭐, 뭐야? 왜?!”
“땀을 흘리고 있길래…….”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원래라면 곧잘 옆에 달라붙어 손을 잡거나 팔짱을 낀 채 걷고 싶어 할 토오루였는데, 요즘따라 가까이 붙어 걷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유가 뭘까. 혹시 자신이 불편하게 했을까. 아니면 감정이 예전 같지 않은 걸까? 고개를 들기 시작한 의문에, 미카는 끙끙 앓는 대신 직접 시험해보는 쪽을 택했다.
떨어진 거리 세 걸음. 그리고 평소 붙어 있던 한 걸음을 더. 팔을 흔들면 손이 스칠 듯한 거리로 돌아가자, 토오루는 헛숨을 삼켰다. 도망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미 차도가 너무 가까워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울상이 되어 무언갈 잘못한 강아지처럼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렸다.
역시, 이런 순간에도 솔직하기 그지없구나.
“왜 떨어져서 걸으려고 해?”
미카는 돌아올 대답을 각오한 채 물었다.
“아, 그, 그게…….”
난처한 얼굴로 어물거리던 토오루는 기어코 빙 돌아 화단 쪽에 반쯤 처박히며 미카와 거리를 두었다. 미카는 입을 꾹 다물고서 말을 골랐다. 아니야. 말하기 어려우면 그만둬도 돼. 그렇게 필사의 배려가 담긴 말을 내뱉으려고 할 즈음.
“……나한테서 땀 냄새 나지 않아?”
“……응?”
“미카는 지금도 별로 땀 안 흘리는데, 나는 이렇게 꾀죄죄하고, 점심시간에도 뛰어다녔으니까…….”
신경 쓰인단 말이야. 괜히 닿았는데 끈적끈적하면 기분 안 좋잖아. 어물어물 이어진 말이 끝맺음 지어지기 전에, 미카는 손을 뻗어 토오루의 오른손을 덥석 잡았다.
그녀의 말대로 땀이 배어난 피부는 조금 끈적거렸다. 하지만 괜히 이쪽의 눈치를 보느라, 하고 싶은 일을 참게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그리고, 나도 허전했단 말이야.
“그런 거 신경 안 써.”
미카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리가리군 대신 이온 음료를 마셔주기만 하면.”
다소 느닷없는 말에 토오루는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하나, 둘, 셋, 짧은 정적이 흐른 뒤에야 미카가 최근 들어 줄기차게 했던 말의 반복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또 수분 보충 얘기지!”
“응.”
“물은 집에 가서 마신다니까? 여름에 귀가할 때는 가리가리군을 먹는 게 낭만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토오루를 보며 미카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나. 미카는 느릿느릿 속삭이며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접기
#글 #커미션 #단편
‘……친구 이상은, 안 돼?’
미카는 봄의 끝자락에 들었던 고백을 떠올렸다. 격해진 감정에 발갛게 상기된 얼굴, 그렁그렁해진 눈, 터질 듯한 안광과 이쪽의 호흡마저 가쁘게 하는 심장 박동. 비늘이 선 목을 황급히 문지르며 이쪽의 눈치를 살피던 일련의 동작.
토오루와의 관계는 항상 이것이 문제였다. 거짓 없이 순수하게 내던지는 감정을 받아들고 나면, 너무나 찬란하게 빛나는 조각 탓에 무심코 ‘나도 같은 감정이었을지도.’ 하며 휩쓸려 가게 된다. 그때도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고개를 저을 수 있었던 건, 3년이라는 시간 덕분이었다. 떨어져 있던 기간만큼 미카는 자랐고, 자신이 해왔던 일이 둘의 관계에 방어선을 그었다.
‘내가 그래도 될까?’
하나의 의문.
‘벅차오르는 마음을 무조건 다 사랑으로 정의해도 되는 걸까?’
하나의 우려.
미나시로 미카는 필사적으로 토오루를 상처입히지 않을 말을 골랐다. 동시에 자신의 본심에 가장 가까운 말.
‘조금만 천천히 가면 안 될까?’
덕분에 그 자리를 어색하지 않게 모면할 수 있었다. 과연 잘한 일인지는 두고 볼 일이겠지만.
* * *
아무리 전학생이라도 친구의 친구라면 자연스럽게 무리에 섞이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으나, 미카는 아직 토오루의 친구들과 조금은 서먹한 사이였다. 딱히 서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기보단, 결이 맞고 안 맞고의 문제랄까. 그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자면 미카는 ‘어딘가 대하기 어렵고’ ‘어떻게 토오루랑 친해진 건지 모르겠는’ 상대였다.
따라서 무리에 미카를 끼워주는 것보단 토오루가 반드시 그녀와 둘이 지내려는 시간에 자신들이 자리를 비워주는 쪽을 택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식사는 꼭 미카와 함께, 그리고 남은 점심시간에 농구 한판 때리는 건 다른 친구들과 함께. 미카는 먼저 교실에 들어가 책을 읽기도 하고, 가림막이 쳐진 곳에 앉아 토오루를 한참 구경하기도 했다.
‘룰을 알아?’
‘으음, 조금은? 공을 많이 넣으면 이기는 거잖아.’
‘아하하! 그 정도면 다 아는 거네!’
구기 종목에 딱히 흥미도 없으면서, 단지 자신의 모습을 보겠다는 이유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미카를 볼 때마다 토오루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차오름을 느꼈다. 미카를 쳐다보거나 손을 흔들어 주느라 방심해서 공을 놓치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보통은 의욕이 평소보다 많이 불타올라서 근사한 플레이를 보여주기에 토오루와 같은 편이 된 아이들은 은근히 미카의 등장을 기대하기도 했다.
이런 묘한 흐름을 보고 인터넷 소설에 심취한 한 동급생이 말하길.
‘그게 뭐야? 영지 안살림 하는 귀부인?’
놀랍게도 부정할 길이 없는 말이었다.
사귀는 건 확실히 아닌데, 사귀는 단계를 건너뛰어 버렸나 의문이 드는 순간마다 미카는 당황스러운 한편 웃음이 나왔다. 토오루가 이 묘한 분위기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아 다행이었다. 어쨌든 기억 속에서나 존재하던 학교생활의 풍경에 자신이 들어가 있는 건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을 안겨주었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기도 했다.
하루하루 날짜를 겹쳐갈수록 더욱.
“어우, 오늘 너무 덥다!”
“그러게. 괜찮아? 얼굴이 빨간 것 같은데.”
어느덧 여름이 한창이었다. 바닥에서 열기가 올라오는 후텁지근한 계절. 쨍하게 비치는 햇볕이 뜨겁고, 종일 매미 울음소리가 들렸다. 토오루는 이렇게 더울 때조차 곧잘 운동장에 나가 뛰어다녔다. 더위에 달아오른 얼굴을 개수대에서 물을 끼얹어가며 식힐 때마다 민망하다는 듯 웃곤 했지만, 미카는 토오루가 땀과 흙먼지로 꼬질꼬질해지는 것보다 저러다 더위를 먹는 건 아닌가 하는 점이 훨씬 더 신경 쓰였다.
“어지럽진 않지?”
“……응? 내가 그렇게 연약하진 않는데?”
“튼튼해도 더위는 먹을 수 있다니까 그러네.”
누군가 몸이 아프지 않을까 자신을 걱정해주는 상황이 어색한 듯 토오루는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손등으로 문질렀다. 뭐어, 괜찮아. 오늘은 우리 집에서 놀기로 했잖아. 가는 길에 가리가리군이라도 하나씩 물고 갈까? 미카는 급격히 말이 많아진 그녀의 목 뒤로 자연히 시선이 흘러갔다.
오늘은 아니었구나. 미약한 아쉬움과 함께, 목덜미를 타고 굴러떨어지는 땀방울이 눈에 띄었다. 미카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토오루의 땀을 닦아 주었다. 그러자 토오루는 파드득 그 자리에서 튀어 오를 듯 몸을 움츠리며 옆으로 슬슬 물러났다.
“뭐, 뭐야? 왜?!”
“땀을 흘리고 있길래…….”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원래라면 곧잘 옆에 달라붙어 손을 잡거나 팔짱을 낀 채 걷고 싶어 할 토오루였는데, 요즘따라 가까이 붙어 걷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유가 뭘까. 혹시 자신이 불편하게 했을까. 아니면 감정이 예전 같지 않은 걸까? 고개를 들기 시작한 의문에, 미카는 끙끙 앓는 대신 직접 시험해보는 쪽을 택했다.
떨어진 거리 세 걸음. 그리고 평소 붙어 있던 한 걸음을 더. 팔을 흔들면 손이 스칠 듯한 거리로 돌아가자, 토오루는 헛숨을 삼켰다. 도망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미 차도가 너무 가까워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울상이 되어 무언갈 잘못한 강아지처럼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렸다.
역시, 이런 순간에도 솔직하기 그지없구나.
“왜 떨어져서 걸으려고 해?”
미카는 돌아올 대답을 각오한 채 물었다.
“아, 그, 그게…….”
난처한 얼굴로 어물거리던 토오루는 기어코 빙 돌아 화단 쪽에 반쯤 처박히며 미카와 거리를 두었다. 미카는 입을 꾹 다물고서 말을 골랐다. 아니야. 말하기 어려우면 그만둬도 돼. 그렇게 필사의 배려가 담긴 말을 내뱉으려고 할 즈음.
“……나한테서 땀 냄새 나지 않아?”
“……응?”
“미카는 지금도 별로 땀 안 흘리는데, 나는 이렇게 꾀죄죄하고, 점심시간에도 뛰어다녔으니까…….”
신경 쓰인단 말이야. 괜히 닿았는데 끈적끈적하면 기분 안 좋잖아. 어물어물 이어진 말이 끝맺음 지어지기 전에, 미카는 손을 뻗어 토오루의 오른손을 덥석 잡았다.
그녀의 말대로 땀이 배어난 피부는 조금 끈적거렸다. 하지만 괜히 이쪽의 눈치를 보느라, 하고 싶은 일을 참게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나았다.
……그리고, 나도 허전했단 말이야.
“그런 거 신경 안 써.”
미카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가리가리군 대신 이온 음료를 마셔주기만 하면.”
다소 느닷없는 말에 토오루는 눈을 빠르게 깜빡였다. 하나, 둘, 셋, 짧은 정적이 흐른 뒤에야 미카가 최근 들어 줄기차게 했던 말의 반복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또 수분 보충 얘기지!”
“응.”
“물은 집에 가서 마신다니까? 여름에 귀가할 때는 가리가리군을 먹는 게 낭만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토오루를 보며 미카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나. 미카는 느릿느릿 속삭이며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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